
안녕하세요. 전통 회화의 오랜 기법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상상력을 접목해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화가 우시온입니다. 저는 비단이나 한지라는 전통적 바탕재 위에, 자연에서 채취한 석채(돌가루)와 토채(흙) 같은 천연 안료를 주재료로, 전통 재료 본연의 그윽하고 따뜻한 질감을 살려, 우리 전통회화가 지닌 미학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동양화라는 범주 속에는 중국화나 일본화, 그리고 우리의 한국화가 모두 포함됩니다. 중국화가 웅장하고 호배로운 기세를 중시하고, 일본화가 섬세하고 장식적인 채색 기법을 발달시켰다면, 한국화는 그 속에서도 자연과 동화되는 담백함, 그리고 여백의 미와 은은한 온기를 품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입시 미술 보다는 혼자 재료를 실험하며 독학으로 그림을 그려왔어요. 그러다 진학을 앞두고 "과연 우리 한국화만의 고유한 정체성은 무엇일까"라는 고민 끝에 국립 특수대학인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오랜 세월 축적된 전통 회화의 깊은 맥을 정통으로 배우고, 우리 재료와 조형 언어의 뿌리를 정확히 이해하고자 치열하게 탐구해왔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부터 유독 그림을 그리는 게 좋아서 쉴 틈 없이 붓을 잡았어요. 제 손으로 직접 재료를 사고, 색을 배합해 보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나만의 실험 기간이 길었죠. 그 과정에서 감사하게도 제 그림을 눈여겨보아 주신 한 작가님과 갤러리 대표님께서 어린 저의 가능성을 믿고 초대전 기회를 열어주셨어요.

혼자만의 외로운 작업이었지만, 주변의 따뜻한 시선과 격려 덕분에 묵묵히 제 길을 걸어올 수 있었고, 그때 쌓인 내공이 지금 제 작업의 단단한 자양분이 된 것 같아요.
부여 백제문화단지에 위치한 한국전통문화대학교는 전 세계에서 프랑스 INP, 일본 도쿄예술대학과 함께 단 3곳뿐인 전통문화·국가유산 전문 교육기관입니다.

학교의 교육과정은 주로 문화재의 보존과 복원을 다루기 때문에 처음에는 다소 엄격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이 과정을 통해 작품의 전문성과 퀄리티를 담보하는 정확하고 완벽한 전통 기법을 체득할 수 있었습니다. 저만의 창작 욕구와 학교에서 배운 엄정한 기술이 시너지를 내어 지금의 제 작업 베이스가 완성되었습니다.
제 작업의 완성도와 전문성을 스스로 증명하고 싶었어요. 2년의 시간을 투자해 화공과 모사 두 분야의 국가유산수리기술자 자격증을 각각 1년씩 준비해 취득했습니다.

비단, 한지, 석채, 아교 등 전통 재료들과 매일 치열하게 씨름하며 보낸 시간의 결실로. 전통은 단순히 멈춰 있는 유산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의 호흡으로 확장되는 살아있는 언어여야 하기에, 그 기술적 토대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전통 석채는 인공 물감처럼 단순히 물감을 섞어 원하는 색을 뚝딱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광물마다 입자의 굵기와 색감이 달라 오랜 연구와 조색 노하우가 필요하죠. 저는 석채에 흙에서 얻은 토채나 염료를 배합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연스럽고 포근한 색감을 고집합니다.

특히 비단이라는 바탕재는 캔버스나 종이보다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어요. 이 비단결 위에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받은 둥근 행성, 그리고 그 속의 산수 풍경을 얹고, 우주비행사나 별빛 같은 현대적 요소를 더한 것이 바로 '은하산수'입니다. 부여의 캠퍼스에서 홀로 외롭게 작업하던 저의 방랑자적 자아가 우주를 떠다니는 탐험가의 모습과 닮아 있어 시작된 저만의 시그니처입니다.
졸업을 목전에 두고 서울 슈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게 되어 감회가 남다릅니다. 작년에 슈갤러리 관장님이 전시를 제안해 주셔서,일년동안 준비해 온 전시여요. 전시 타이틀 <은하산수:우주로부터>는 작품 속 우주가 단순한 미지의 공간이 아니라, 바쁘고 지친 현대인들에게 건네는 아늑한 쉼터이자 낭만의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선조들이 그림 속 학이나 모란을 통해 복을 빌었듯, 제 화면 속 우주비행사와 별빛은 시공간을 초월해 건네는 온기 어린 위로인데, 현실에는 행성 모양의 산수가 없지만, 상상과 꿈을 꾸는 마음에서 피어나는 낭만을 관람객들께서 온전히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술가로 산다는 것은 끊임없는 사유와 홀로의 싸움이지만, 붓을 잡을 때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커다란 행복을 느낍니다. 이번 '은하산수'와 '사계산수도'를 거쳐, 앞으로는 우리의 낭만과 꿈을 더 깊이 담아낸 '낭만산수' 시리즈로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나아가 세계 무대에 한국 전통회화의 깊은 멋과 현대적 아름다움을 알리고, 해외 관람객들에게도 따뜻하고 낙관적인 저만의 판타지 세계관을 전파하고 싶습니다. 20대의 끝자락에서 힘찬 첫발을 내딛는 저의 행보를 따뜻하게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우시온 초대전 <은하산수: 우주로부터>
슈갤러리 (서울 중구 남산동 2가 24-9)
2026. 11. 7. (토) ~ 2026. 11. 20. (금)
관람 시간 : 오전 11시 ~ 오후 6시 30분
우시온 (Woo Shion)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미술공예학과 전통회화전공 재학
국가유산수리기술자 (화공 / 모사) 취득
한국미술국제대전 특선
2022 멜랑콜리아 (드영미술관 / 광주)
2018 신화, 난 아직도 (팔판작은도서관 / 김해)
2017 소년, 시간을 그리다 (숲갤러리 / 창원)
2014 상상 그리고 설레임 (갤러리화인 / 부산)
2024 Bliss(블리스)展 (김해가야테마파크 작은문화마당 / 김해)
2018 드영미술관 개관기념 100인 초대 개관전 (드영미술관 / 광주)
2017 김해가야테마파크 초대전 (김해가야테마파크 철광산 공연장 / 김해)
2016 (사)부산네오필하모닉오케스트라 콜라보 초대전 (금정문화회관 대공연장 / 부산)
2014 제9회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영아티스트 초대전 (부산디자인센터 / 부산)
2026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졸업작품전 <전통을 전하다> (충무아트센터 갤러리 G1 / 서울)
2026 한국미술국제대전 (용산구청 아트홀 갤러리/서울)
2026 선-우리의 연장선 위에서展 (레온갤러리 구의 플레이스라운드 / 서울)
2026 옴니보어 아트쇼 (갤러리 라메르 / 서울)
2026 염원, 전통회화전공 기획전 (갤러리은 / 서울)
2025 제이비믹 선정 작가전 (제이비믹 갤러리 / 서울)
2022 화사한 날 (마루아트센터 / 서울) 외 다수
2026 조형아트페어 (갤러리 믹) (코엑스 / 서울)
2026 언노운바이브-신라호텔페어 (갤러리 믹) (신라호텔 / 서울)
2025 언노운바이브-더 갈라 호텔아트페어 (갤러리 믹) (안다즈서울강남 / 서울)
2023 BAMA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소나무갤러리) (벡스코 / 부산)
2023 서울조형아트페어 (소나무갤러리) (코엑스 / 서울)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