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 작가 소개

이용범

← 전시 소개작품아티스트 전체 →
이용범
《in search of memories past》

Q 작가님, 반갑습니다. 패션 디자이너에서 아티스트로 전향하신 이력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사실 저는 인생의 대부분을 '미(美)'를 탐구하는 데 바쳤습니다. 국내 패션업계에서의 치열했던 40년, 프랑스 유학 시절의 예술적 자극, 귀국 후 중국에서의 새로운 도전, 그리고 다시 프랑스로 건너가 꽃을 다루던 플로리스트로서의 시간들까지... 돌이켜보면 제 모든 행보는 그림을 향한 긴 예행연습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림에 대한 갈망은 어린 시절부터 늘 제 마음 한구석에 등불처럼 켜져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꼭 붓을 들리라"는 꿈을 단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었죠.

그렇게 60세가 되던 해, 비로소 캔버스 앞에 섰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늦은 시작일 수도 있지만, 제가 붓을 들기 시작한 지난 4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밀도 있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제 삶은 아트 속에서 꽃을 피웠고, 앞으로도 그 예술의 바다 속에서 존재하다가 평온히 사라져 가고 싶습니다.

QQ 작가님의 작품들을 보면 마치 패션화보처럼 상당히 감각적이고 과감한 색상을 사용하시더군요, 작품 세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려주신다면요?

제 작업은 한마디로 '캔버스 위에 구현된 나만의 런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제는 무궁무진합니다. 화려한 런웨이의 한 장면, 세련된 스트리트 패션, 혹은 곁에 있는 친구나 지인의 모습이 영감이 되기도 하죠.

저는 그들의 스타일에 저만의 컬러 팔레트를 입히고, 디테일한 배경을 더해 세상에 없던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합니다. 제가 직접 디자인해 보고 싶었던 옷들, 혹은 평생 꼭 한 번 입어보고 싶었던 이상적인 룩들을 그려낼 때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희열을 느낍니다. 유화의 묵직함과 아크릴의 선명함을 넘나들며, 여러 기법으로 패션의 질감을 재해석하는 이 과정은 저에게 일종의 '미학적 해방구'와 같습니다.

QQ. 60년이라는 세월의 무게가 작품에 어떤 자양분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감사하게도 저는 따뜻한 부모님 밑에서 평온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물론 크고 작은 풍파가 있었지만, 그것을 버텨낸 인내심이 지금의 저를 지탱하는 힘이 되었죠. 특히 제 아들은 제 삶의 이유이자 전부입니다. 서른이 된 아들은 이제 저의 가장 엄격하고 냉정한 평론가가 되어주었습니다. 제가 60에 그림을 시작했을 때 누구보다 기뻐하며 응원해 준 것도 아들이었죠.

프랑스 유학 시절 만난 이국적인 풍경들, 수많은 여행에서 마주한 대자연의 경이로움, 그리고 사회생활을 통해 맺은 수많은 인연들... 이 모든 기억이 제 팔레트 위에 섞이는 물감이 됩니다. 60년의 세월은 결코 늦은 시작이 아니라, 영원히 마르지 않는 영감의 샘물'을 얻은 시간이라 믿습니다.

QQ이번이 첫 개인전이라 많이 긴장되실텐데 준비하는 과정은 어떠셨나요?

의외라고 생각하시겠지만, 특별히 긴장되지는 않습니다. (웃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살아온 과정 자체가 하나의 '종합 예술'의 연장선이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에게는 옷을 만드는 패션이나, 공간을 수놓는 플로리스트나, 붓을 든 지금의 페인트 작업이나 본질은 모두 같습니다. 단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도구'가 바뀌었을 뿐이죠.

작년 슈갤러리 대표님을 만나 개인전 제안을 받은 이후, 지난 1년 동안,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즐기며 작업을 이어왔습니다. 저에게는 이 준비 과정 자체가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었기에, 긴장보다는 제가 느낀 이 즐거움을 관객들과 어떻게 나눌지 기대되는 마음이 더 큽니다.

QQ. 이번 전시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처음 SNS를 시작했을 때의 초심과 닮아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이렇게 입으면 정말 멋지다"는 것을, 저만의 감각적인 스타일링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지금 제 그림도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저에게 '패션'은 영원한 고향입니다. 비록 마음속에 품은 다른 주제들도 많지만, 제가 가장 잘 알고 가장 사랑하는 패션 일러스트를 통해 사람들에게 심미적 즐거움을 주고 싶습니다.

제 작품을 보는 분들이 "나도 저렇게 멋진 스타일을 즐기고 싶다"는 설렘을 느끼신다면 작가로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낡지 않는 감각, 멈추지 않는 도전을 제 작품을 통해 직접 확인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용범초대전 <In Search of Memories Past...>

2026.4.17 -5.7

오전10:30 - 오후 6:30

슈갤러리: 서울 중구 남산동 2가 24-9

문의: 010-3016-5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