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대구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현재 경북 영천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이선영이라고 합니다. 저는 2008년부터 약 17년간 아크릴물감과 먹을 혼합한 작은 선으로 시간을 채우듯 캔버스를 채우는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네, 사실 우리 삶이라는게, 사소하고 작은 시간의 흔적들이 모여 인생이라는 큰 파도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잖아요? 제 작품도 아주 작은 붓과 물감과 먹의 생소한 조합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이 겹겹이 쌓여가는 찰나의 과정을 표현합니다 아크릴 물감 본래의 색이 변하지 않을 정도로 작은 양의 먹을 혼합하여, 재료가 캔버스 밖으로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안으로 스며들어 내면의 깊이감을 내는 작업이어요.
저에게 인생은 제 작품들처럼 묵묵히 견디고, 조용히 시간을 쌓아가는 과정이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제 작품을 보시고, 눈물을 흘리거나 감동받으셨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삶이 힘들어 그러지 못하고 살아왔어요. 늘 마음속에서는 내 그림을 그리고 싶은 욕망이 있었지만, 현실로 옮기기가 쉽지 않았기에, 아이를 재우면서 허공속에 손가락으로 그려보기도 했고요, 시간이 날때마다 혼자서 붓으로 작은 선을 그리면서 시간을 보냈죠.
사실 오래 전부터 제 작품을 보고 전시를 해보라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늘 작품에 자신이 없었고, 무엇보다 제 삶에 자신이 없었어요. 하지만 시간을 쌓듯 캔버스에 가는 붓으로 선을 하나하나 그려나다가 보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몰입되면서, 제가 참고 살아왔던 시간들이 무심히 스쳐지나가요.
저에게는 그림을 그리는 작업은 삶을 견뎌내고 저를 다스리는 명상의 시간과 같았어요.
그러다가, 아이러니하게도 몇 년 전 큰 병을 진단 받고, 삶의 끝부분으로 내몰리는 시점에서 본격적으로 제 작품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어요. 제 작품을 보기 위해 멀리서 찾아오시는 분들도 계셨고, 저도 작품에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마치 좋은 일이 오기전에 나쁜 일이 생기는 것처럼, 이제 아팠던 곳도 완치되고, 예전보다 더 단단해지고, 제가 오랫동안 꿈꾸어왔던 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어 가고 있으니까요. 지금은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합니다.
저는 성격적으로 남보다 빨리 가거나 뛰어넘어가려 하기 보다는 늘 천천히 조금씩 쌓아나가는 것을 좋아했어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간 속에서, 그 어느 한순간도 소중하지 않은 순간도 없고, 힘들고 외롭고 막막한 순간도 지나고 보면 그 마저도 필요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전시 제목을 <섬묘취화纖描聚華- 섬세한 선들이 모여 꽃을 이루듯 작고 사소한 순간들이 모여 인생의 아름다움을 이룬다>로 정한 것은 반복적으로 셀수 없이 가는 선으로 채워진 캔버스처럼, 우리의 삶도 아주 작고 사소한 순간들로 반짝인다는 것을, 그 순간들을 놓치지 말고 소중히 여기며 살아나가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이선영작가의 섬묘화- 섬세한 선을 겹겹히 쌓아 하나의 꽃처럼 완성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작가님,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최근 몇 년간은 저에게 감당하기 쉽지 않은 급격한 변화가 있었고, 아직까지도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아시다 시피 제 작품들은 가는 붓으로 하나하나 시간과 선을 채워가는 작품들이다 보니, 단기간에 많은 작품을 하기가 쉽지 않아요.
다행히 오랜 동안 작업해 왔던 작품들이 아직은 좀 쌓여 있고, 지금도 하루 10시간씩 작업에 몰두하고 있긴 하지만, 계속 전시가 이어지고 있어서 당분간은 작업에만 몰두하려고 합니다.
오랫동안 저를 지켜봐주시고 초대전의 기회를 주신 슈갤러리 관장님께도 감사의 말씀 드려요.
이선영 초대전< 섬묘취화>
2025.8.23 - 9.6
오전 10시 30분- 오후 6시 30분
슈갤러리: 서울 중구 남산동 2가 24-9
문의: 010-3016- 5140
슈갤러리, # 섬묘취화,